[ ]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 M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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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성원 작성일17-08-21 17:14 조회2,8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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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 MOT)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 MOT)은 투우 경기에서 투우사가 검으로 소의 급소를 찔러 투우를 마무리짓는 순간을 뜻한다. 스페인어 'el momento de la verdad'에서 온 말이다.
그 순간은 '소와 사람 중 어느 하나의 운명이 결정되는 죽음의 진실이 가려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결코 실패해서는 안되는 결정적 순간' 혹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의 순간'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 '진실의 순간'이라는 말은 헤밍웨이의 소설 '오후의 죽음'에 처음 사용되었고, 39살의 젊은 나이에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사장에 취임한 얀 칼슨(Jan Carlzon)이 1987년에 출간한 책의 제목에 사용하여 마케팅 전략의 일종으로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얀 칼슨은 MOT 즉 진실의 순간을, "회사의 어떤 분야에서든 고객과의 사이에 접점이 발생할 때 회사에 대한 인상이 결정되는 모든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말한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에서는 1년에 약 1천만명의 고객이 각자 5명의 SAS 직원과 접촉하며, 매 접촉 시간은 15초 정도이다. 그래서 SAS의 이미지는 1년에 5천만번, 한번에 15초씩 고객의 마음에 새겨지게 된다. 이 5천만번의 '진실의 순간'이 SAS라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순간이다. 우리는 이 매 순간들에 SAS가 최고의 선택 대상임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러한 '진실의 순간' 개념을 도입한 안 칼슨은 적자(-800만불)에 허덕이던 SAS를 불과 1년만에 흑자(+7,100만불)로 반전시켰다.
우리는 실제에서 '진실의 순간'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판단 방식으로 상대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경험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직원 면접을 볼 때 걸어들어오는 태도를 보고 성실성과 업무능력을 평가하기도 하고, 물컵에 붙은 작은 이물질로 음식점의 총체적 청결 상태와 서비스의 질을 결정한다. 언젠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러 들어갔다가 나를 바라보는 종업원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가게로 옮긴 경험도 있다.
동남아 어느 나라를 여행할 때 여행사 직원이 데리고 간 뷔페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접시를 들고 보니 표면에 거뭇한 자국이 보였다. 오래 써서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생겼나보다 하고 손을 대어보니 시커먼 때가 쑥 밀려나간다. 비위가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하는 나였지만, 그 '진실의 순간' 때문에 그 식당에서 거의 제대로 못지 못했다. 어떤 음식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걸 모르고 맛있게 먹어대는 다른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기업에서의 MOT는 대개 이런 순간들일 것이다. 문의 전화 응대, 방문 약속, 회사 정문의 통과 절차, 경비원의 태도, 회의실 안내, 차 대접 태도, 약속 시간 준수, 사정 변경시의 태도, 명함 교환, 악수 태도 등등.
업무상 기업을 방문할 때 다양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MOT를 경험한다.
고압적인 정문 경비 때문에 그 회사 생각만 해도 불쾌한 곳이 있는가 하면, 갑작스런 비 때문에 난감했을 때 주차장에서부터 본관까지 스스로 따라와 우산을 씌워주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던 경비도 있었다. 갈 때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믹서 커피를 갖다주며 마시든지 말든지 신경쓰지 않는 비서가 있는가 하면, 오랫만에 전화를 걸어도 내 목소리를 기억해주어 잠시 행복하고도 불순한 오해를 하게 하는 비서도 있다.
그래서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진실의 순간'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고객과 접촉하고 있는 최일선의 서비스 담당자들이다. 최고경영자로 갈수록 경영책임은 비록 커지겠지만, 고객 반응성(민감성)은 일선 담당자에게 갈수록 현저히 더 크다.
그런 일선 담당자는 전화 교환원, 상담 접수원, 안내원, 경비원, 주차관리원, 청소요원, 서빙 담당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진실의 순간을 잘 활용하고 그 디테일을 철저히 관리하여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방법을 MOT 마케팅이라 부른다. 이 MOT 마케팅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MOT마케팅의 성공은 당연히 고객 접점이 많은 사람들이 고객들에게 더 나은 기업 혹은 제품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자는, 해당 분야의 직원들을 채용하고 직무를 배정하며 적절한 교육훈련을 시키는 것에서 부터, 동기부여, 관리감독, 보상 및 통제 등에 이르기까지의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여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시야를 항상 확보해두고, 제공된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항상 평가하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선의 종업원은, 자신의 상황에서 MOT의 모습으로 상당한 가치가 창출되고 있고, 그러한 가치는 책임감, 숙련도, 친절, 소통방식, 외모 등과 같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무형의 것에 의해 생성되는 것임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모멘트'(Moment)는 '순간'이라는 의미 외에도, 물리학도나 기계공학에게 매우 익숙한 물리학적 개념을 정의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특정의 지점에 회전력으로 작용하는 힘(F)과 그 간격에 해당하는 거리(d)를 곱한 값을 모멘트(M)라 부르며, 지렛대의 원리를 설명할 때 회전작용력의 크기를 표현하는 데 활용되는 개념이다. 이 때는 '힘의 모멘트'(Moment of Force)라 부른다.
어느 기계공학도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진실의 모멘트'라고 부를 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그렇게 부를 때 "Moment of Truth"는 '진실'이라는 지렛대를 이용하여 고객의 마음을 내게로 돌릴(회전시킬) 수 있는 작용력'이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 대한 진실된 태도가 신뢰를 낳고, 신뢰는 평판이 되어 기업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이란 결국 고객의 마음을 내 편으로 돌리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고객에게 매 순간 진실된 태도로 다가가서 자신의 뜨거운 열정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성공한 마케팅은 고객을 자기 스토리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다.
출처: http://www.dotomari.com/937 [허성원 변리사의 특허와 경영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