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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 | [ 국제무역 ] 컨테이너선 운임 폭등의 현실 => 더 커진 한진해운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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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판수 작성일21-05-07 12:10 조회1,8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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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작년 3분기부터 배 못 구해 발동동
한달 새 80% 오른 물류비, 앞으로도 막막


수출기업들이 선박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운임 부담으로 공장가동을 멈추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 당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해운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산업계 목소리가 묵살됐고, 그 여파가 코로나 사태를 만나 수출대란으로 돌아왔다. 해운산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한국 해운산업의 실태를 짚어보고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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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없앨 때 산업계에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배는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어도 안 들었잖아요.”

자동차부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요새 컨테이너선을 잡으려면 한달 뒤 것이나 예약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품을 한달가량 늦게 전달하는 만큼 바이어와 가격 협상에선 불리하다. 반대로 한달동안 컨테이너선 운임은 얼마나 오를지 가늠할 수도 없다. A씨는 “지난달은 (물류비에) 1만달러 썼는데, 이번달은 1만8000달러다”라며 “다음달은 2만5000달러가 돼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온다”고 했다.

이른바 ‘수출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건을 실을 배를 구하기 힘들뿐더러 운임은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수출업체들이 더 오랜시간 물류비 부담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선박 없을까봐 현지에 물건 쌓아두는 기업들

6일 수출업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4배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집계하는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도 3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3100.74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스팟(spot·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자 1년 단위 대량화주 우대계약 ‘SC(Service Contract)’를 2배가량 올려가며 계약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B사는 지난달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00달러에 SC를 체결했다. 지난해 26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2배 수준이다.

SC도 그나마 물량이 많은 경우에나 가능하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웃돈을 쥐어주며 컨테이너 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의 한 수출운송대행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며 “마진율이 1%도 안 되는 대행업체 입장에선 지금과 같은 운임 체제에선 수출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운임을 떠나 배를 구하기도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계 제조업체 C사는 아예 북미와 러시아 현지에 재고를 최대한 쌓아두고 있다. 혹시라도 선박을 구하지 못했을 때 공급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박을 제때 구할 수 있을지 몰라 아예 기회가 있을 때 평소보다 2배가량의 물량을 현지에 보내놓고 있다”며 “재고 비용도 부담스럽지만 최근 운임이 치솟는 것과 비교하면 이게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선복량,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 전 밑돌아

선박 대란은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움츠려들었던 물동량은 늘었는데 항만의 선적·하역 작업은 지체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선박 일정이 꼬이면서 물건을 두번 나를 배가 한번밖에 못 움직이다보니 선복량(적재능력)이 줄었고 이는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한진해운 파산 결정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HMM(011200)을 중심으로 해운산업에 투자를 늘렸지만 여전히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인 105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011200)이 다음달까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모두 인도받더라도 총 선복량이 95만TEU다. 정부가 추가로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다음달에나 계획이 나올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중요한 우리나라에서 해운산업에 대한 긴 호흡의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필요하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선박 발주하는 식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선박 발주나 컨테이너 제작 회사 설립 등 선사 중심의 정책만 내놓을뿐 수출기업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화주단체 관계자는 “작년 말에 수출대란이 불거졌을 때는 해수부가 국적 선사들 여러차례 불러 모아 대책을 논의하는 모양새라도 보였다”며 “올해는 지방선거가 끼어서 그랬는지 현정부가 투자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라는 메시지만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소 수출기업이 느끼는 부담을 엄살정도로 보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수출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사업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중소 컴퓨터부품 제조업체 D사 대표는 “은행이나 정부 기관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야 대출도 받고, 자금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화물 운임 변동성이 너무 커 월 단위 사업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다”고 했다.


*** 출처 : CHOSU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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