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도로에 가드레일, 공원 호수 주변 방책, 등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는 나라가 흔치 않다. 왜일까? 그와 같은 안전시설이 없는 경우 사람이 추락하여 다치거나 죽으면 그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그와 같은 안전시설을 상당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다. 울며 겨자먹기다.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오나? 결국 우리 세금으로 충당한다.

필자가 법관초임이던 1990년대 중반 교통사고로 다치거나 죽은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도로에 안전시설이 없어 추락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걸었는데, 법원이 도로관리주체인 국가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20 내지 30%씩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보통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들은 안전시설이 없어도 대부분 사고를 내지 않지만 부주의하거나 음주의 영향을 받거나 하는 경우에는 사고가 날 위험성이 높아진다. 자동차운전이 위험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낙차가 있는 곳에 도로를 건설하면 그 도로에서 추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추락위험이 있는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이를 감안하여 주의운전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부주의 운전으로 사고를 내고는 국가 등이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으니 손해배상을 하라는 것은 잘 따져보고 그 청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같다. 아래 기사에서와 같이 제방위 도로에도 가드레일을 설치하여야 할까? 산에 개설한 임도에도 가드레일을 설치하여야 할까? 추락위험이 있는 모든 도로에 가드레일을 설치하여야 할까? 부주의한 운전자를 위하여? 음주운전자를 위하여? 고속도로와 국도, 제방도로, 산간도로 등은 그 기준을 달리하여야 하지 않을까?

수년전에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서에서 동으로 자동차로 횡단한 적이 있는데 그 도로에는 극히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가드레일 등의 안전시설이 없었다. 해발 2천미터가 넘는 곳이다. 록키마운틴도 마찬가지이다. 도로를 벗어나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는 지점도 있는 곳이다.

결국 모든 도로에 안전시설을 설치하자면 그로 인하여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재정낭비가 심하고, 그 비용의 증가 때문에 필요한 곳에 도로를 개설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위험한 도로에서는 조심 운전하여야 하고, 부주의로 사고가 날 경우 본인이 감수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아래 기사는 제방도로에서의 사고를 도로관리주체가 70%의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한 판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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