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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 | [ 국제무역 ] 부산신항 셔틀운송기사 전면파업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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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수한 작성일17-06-26 18:10 조회2,3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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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부산항’ 신항 셔틀운송기사 전면파업 예고
외국선사 요율덤핑에 ‘못 참겠다’ 아우성
화물운송자協, 정부에 7월말까지 대책 마련 촉구
 

부산신항 타부두환적 화물을 실어나르는 육상운송 사업자들이 뿔났다. 화물운송사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가 지불하는 운송요율이 염가인 탓에 더 이상 영업이 어렵다며 성명서를 내놨다. 과거 운송기사들이 주도했던 화물연대 파업과 달리 이번 파업은 사업자 대표가 모여 파업을 주도하고 있어 일대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항 환적물동량은 지난해 734만8000TEU를 거둬 전체 물동량 중 57%를 차지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신항에서 발생한 타부두환적(ITT) 물동량(신항-북항 환적 포함)은 192만TEU로 신항 환적물동량의 26%를 차지했다. ITT는 항만내에서 부두를 옮겨 환적화물을 선적하는 작업을 말한다. ITT 물동량 증가율도 2011년 이후 연평균 9.8%씩 증가하고 있다. 이중 신항 내에서의 ITT 물동량은 163만TEU를 기록했다. 올해는 2M과 디얼라이언스의 기항 부두 변경으로 약 176만TEU의 ITT 물동량 발생이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부두 간 화물을 수송하는 셔틀 운송기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터미널 작업 줄이자 화물차 회전율 급감

화물 운송사의 구조는 1군 2군 3군 운송사로 나뉘며 무소속의 개인기사도 있다. 선사와의 운송요율 협상에서 한진 세방 KCTC 등 대표적인 1군 운송사들이 물량을 입찰하면 그 물량을 실질적으로 운송하는 2군 3군 개인 등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하지만 1군 운송사들이 선사와의 운송요율 협상에서 저가입찰에 나서다보니 요율 인상은 쉽지 않다. 1군 운송사에만 10여개의 업체가 몰려있고 운송품질은 평준화돼있기 때문이다. 요율을 문제 삼으면 입찰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1군 운송사들도 저가입찰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현재 타부두환적 컨테이너 셔틀운송은 TEU당 1만3000~1만8000원에 형성돼 있다. 고시운임인 2만원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군 3군 개인기사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부산지역 화물운송사 단체인 부산시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협회에 따르면 1군 운송사의 저가입찰로 실제 트랙터 기사들이 하루를 쏟아 붓고 받아가는 급여는 연간 3000만원 언저리다. 이들은 화물 운송을 위해 화물차와 번호판까지 약 2억원 가량을 투자한다.

하지만 인건비가 박해지자 많은 기사들이 일찌감치 연봉 4000만원 이상이 보장되고, 노동의 강도는 덜한 버스나 택시기사 쪽으로 이직하고 있다. 운전이라는 동일노동을 하고 있지만 근무시간과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신항 일대 운송기사들이 속속 현장을 떠나고 있다. 현재 가동률 100%에 가깝던 화물운송은 70%까지 떨어져 있다. 과거엔 아침에 출근해 새벽 2~3시까지 일하던 것을 지금은 기사들의 이탈로 다음날 아침까지 작업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셔틀 전용 기사들은 과거 24시간 개장 당시 한 번 수송에 두 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20회를 오갔지만 최근엔 터미널에서 오후 5시까지 마감시간을 정하면서 15회 수송에 그치고 있다. 터미널 작업이 정체현상을 빚으면서 회전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주중 선박 기항이 뜸해지면서 터미널로선 24시간 장치장 개장과 추가 장비 및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운송협회 측은 터미널들이 과거 A B C급의 컨테이너를 장치장에 분류해 양질의 컨테이너를 신속하게 싣고 타부두에 옮길 수 있었지만 최근엔 이를 한 데 모아두면서 상급의 컨테이너를 수배할 때까지 2~3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운송요율이 떨어지는 와중에 회전율까지 낮아져 일감을 못 채우다 보니 기사들의 불만이 치솟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급한 기사들은 자발적으로 컨테이너 작업에 나서고 있다. 컨테이너에 붙여져 있는 위험물 스티커를 도구나 연장 등을 이용해 대신 제거하는가 하면 컨테이너 내부 방역청소작업까지 도맡고 있다. 운송이 주 업무인 기사들이 운송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가적인 업무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화물과적 단속까지 강화되면서 원활한 물류흐름이 끊기고 있다. 과적으로 인한 도로지반 침체로 도로사업소가 불시에 검문하는 것이다. 문제는 신항을 벗어난 곳에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터미널 간 이동에서 검사원들이 과적여부를 단속한다는 점이다. ITT 물량만 단속해도 상당한 범칙금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법 77조에 따라 화물차 단위당 40t(최대 44t)을 초과했느냐의 여부로 검사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화물트럭이 17t이지만 환적화물은 보통 30t을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미 과적으로 단속에 걸리지만 운송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사들이 시간 내에 운송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터미널에선 작업이 지연돼 있고, 운송기사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2개씩 가득 싣고 과적을 해도 선사와의 약속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운송협회는 항만공사 소유의 도로에서 도로사업소가 월권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많게는 150만원의 범칙금을 매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요율 인상시 외국선사 이탈 가능성↑

1군 운송사와 물류업체들은 하도급 운송사의 어려운 점은 이해하면서도 결국 쉽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조심스레 내놨다. 기사들의 입장을 수용해 ITT 요율인상에 나서면 협상권 우위에 있는 선사들이 부산항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선사에게 너무 비우호적인 태도로 일관하면 중소형 피더선사만 부산항을 기항하게 될 거다. 2M이 부산항 하역요율을 대거 낮춘 것처럼 선사 본사에선 ITT 운송요율 인상에 쉽게 응하지 않는다”며 “요율 인상 시 인근에 위치한 중국 양산항이나 닝보항에서 환적물량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선사들이 환적을 하지 않게 되면 선사들의 기항도 뜸해질 수밖에 없다. 모선 기항이 줄어들면 선사들이 우리나라에 할당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수출입하기 위한 선박을 수배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요율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1군이 회사 명의로 등록된 기사들을 환적물량 수송에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수출입화물을 주력으로 수송하는 1군 소속 기사들이 환적화물 수송에 배치되면 당장 국내 수출입화물을 처리하기 어려워진다. TEU당 2만원의 수입을 얻기 위해 수출입화주들을 도외시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는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터미널의 생산성 강화로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협회, 부산시 화물운송사업자협회, 화물연대 등은 7월 말까지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있었지만 이들 협회에 소속된 운송사들은 업무를 묵묵히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엔 협회 소속 운송사 대표와 기사들이 파업을 지지해 향후 부산항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혹여나 화물연대처럼 터미널 게이트를 막아버리면 당장 수출입화물 운송작업도 어려워지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인 상황이다.

"최저가격제 도입으로 요율현실화 나설 것"

한편 요율현실화 사태를 촉구하는 사업자들의 궐기대회가 지난 21일 부산시 초량동 화물운송자협회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환적화물 운송사 법인 대표 70여명을 비롯해 부산항만공사, 장치장(CY)업체 등 항만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경과보고와 토론을 진행했다.

협회 관계자는 “환적화물 운송사 대표 500~600여명의 서명을 이미 받아놨으며 추가로 부산에서 종사하는 화물운송 기사들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청원할 것”이라며 “운송요율 현실화를 위해 당장 컨테이너당 요율을 올리거나 ‘최저가격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가격제는 선사와의 요율협상에서 운송사가 산정한 최저가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외 구간별 요율 산정도 대안으로 꼽았다.

또 터미널의 생산성 강화, 과적단속 유예 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세워진 지 5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파업한적 한 번 없었다”며 “근로기준법에 따른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선 더 이상 화물운송이 어려워 요율 현실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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