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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 | [ 국제무역 ] 선진국과 거래할 때도 무역사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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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상찬 작성일21-08-25 14:37 조회1,9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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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B2B 분야에도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진 이유는 인터넷을 활용한 소통 채널 다변화로 다른 나라에 위치한 업체끼리의 소통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비대면 국제 거래는 절차의 간소화에 따른 빠른 업무처리와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실제 대면 거래를 통해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기 위험성이 크다. 선진국과 거래 시에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기업과 거래할 때보다 긴장을 늦추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다. 최근 KOTRA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며 점점 교묘해지는 사기업체를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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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와 거래한 무역사기업체 FBC TRADING GmbH의 홈페이지 캡처. 사이트의 이름(동그라미 1)이 FBC TRADING GmbH가 아니라 FBC TRADING GmBH로 b가 대문자로 표기돼 있다. 독일에서 GmbH는 유한회사라는 뜻으로 자영업이 아닌 법인에 해당하며, 따라서 표기법은 항상 GmbH로 동일하다. 또 개인 사업자가 아니라면 휴대전화번호를 업체 대표 번호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자신들은 법인회사로 칭한 FBC TRADING GmbH의 정보에 등록된 대표번호는 휴대전화번호(동그라미 2)였다. 독일에서 맨 앞자리가 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모두 휴대전화번호다.
 
 
◇사기업체 여부 확인 과정 거쳤는데… ‘고단수’ 독일 사기업체 = 첫 번째 사례는 한국 업체 A사가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관할 지역에 있는 업체에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면서 도움을 요청한 사건이다. A사는 캡슐 커피를 수입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독일 도매업체 FBC TRADING GmbH의 국제수출입매니저(International Import-Export Manager)인 Mr. F와 이메일과 왓츠앱(WhatsApp)을 통해 상담을 진행했다. A사는 거래 전 사기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홈페이지 검증, 독일 등기소 등록 여부, 기업 소재 여부 등을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단계도 거쳤다. 조사 결과 해당 업체가 등기소에 등록된 업체이고, 홈페이지에 표기된 주소와 등기소에 등록된 주소가 일치하는 점 등을 바탕으로 사기업체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거래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입을 위한 대금을 입금한 이후 Mr. F씨와의 모든 연락이 끊겼다. 사기임을 직감한 A사는 함부르크 무역관에 확인을 요청했다. 함부르크 무역관은 A사가 전달해준 업체 정보를 바탕으로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두 가지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했다. 먼저 독일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사이트의 이름이 FBC TRADING GmbH가 아니라 FBC TRADING GmBH로 b가 대문자로 표기돼 있었다. 독일에서 GmbH는 유한회사라는 뜻으로 자영업이 아닌 법인에 해당하며, 따라서 표기법은 항상 GmbH로 동일하다. 다시 말해,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 이름인 GmBH처럼 B를 대문자로 표기하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홈페이지에 등록된 전화번호가 일반 유선전화가 아니라 핸드폰 번호라는 점이 수상했다. GmbH는 법인회사이기 때문에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회사 대표번호로 두는 경우는 없다. 홈페이지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시도해본 결과, 해당 번호는 없는 번호였다. 이러한 이유로 FBC TRADING GmbH는 사기업체임이 밝혀졌다.
 
이 사례는 사기업체가 회사를 등록하고 실제 영업하는 업체인 것처럼 꾸민 후 사기를 벌이는 수법이다. 대체로 업체만 독일에 등록해놓고 실제로는 독일이 아닌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법이 워낙 교묘해서 독일 현지에 사는 사람들도 쉽게 간파하기가 어렵다. A사는 해당 업체가 사기업체일 것을 경계하며 자체적으로 조사한 후 거래를 진행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업체가 쳐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이미 송금이 완료된 상태였고 더 이상 연락할 방법도 없었으며, 실제 근거지가 어디인지도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사기를 당한 금액은 회수가 불가능했다. A사 담당자는 “업체 등록 여부도 다 확인하고 거래를 진행했는데 사기를 당했다”며 “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진행하는 것도 이제 겁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독일 업체와 거래 시 사기업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업체가 어떤 형태의 기업이고, 형태에 맞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사기업체라면 위 사례처럼 기업 형태의 명칭을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기업 형태를 파악하면 그 업체의 규모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어 사기 업체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개인 사업자가 아니라면 휴대전화번호를 업체 대표 번호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특히 독일에서는 휴대전화를 계약 없이 사용하는 선불폰 제도가 활성화돼있기 때문에 생소한 업체와 휴대전화번호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독일에서 맨 앞자리가 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모두 휴대전화번호이므로 거래하려는 업체의 전화번호가 1로 시작할 경우 사기 업체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세 번째로 법인회사는 탈세 방지를 위해 법인 계좌로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가 없다. 만약 거래 업체가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을 원한다면 되도록 송금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핀테크가 발달해 해외 송금 절차가 매우 간편해졌기 때문에 사기 업체들이 이 점을 노리고 개인 계좌로 온라인 송금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으로 송금을 원하는 업체에는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물건을 받은 후에 입금하는 후불 거래 방식으로 진행할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은 홈페이지 관련 부분이다. 독일 업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경우 영문으로만 돼있는 홈페이지는 거의 없다. 독일어가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독일 사람들은 당연히 영어를 잘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따라서 홈페이지를 독·영문으로 운영하는 경우는 있어도, 영문 홈페이지만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
 
그리고 독일 기업은 홈페이지에 회사 연락처, 대표자명, 회사 등록정보, 세금번호 등의 정보를 Impressum(Imprint) 페이지를 통해 의무적으로 명시해야 하다. 간혹 독일어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전환할 경우 Impressum 페이지가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이때는 홈페이지를 독일어로 바꿔서 Impressum 페이지가 있는지, 회사 정보 등이 잘 기재돼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내 B2B 사이트에도 사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또 다른 사례는 프랑스 수출자의 신분증을 위조해 무역사기를 벌인 사건이다. 한국의 무역업체 D사는 향신료를 수입하기 위해 국내 B2B 사이트를 통해 해외 소싱을 진행하던 중 프랑스 F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왓츠앱과 이메일을 통해 업무 연락을 주고받던 중 F사는 “제품 확보를 위한 선수금 3050달러를 보내라”고 요구했고 D사는 국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업체기에 의심 없이 송금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F사는 D사에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요구하는 등 통상적인 수입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또, 입금 계좌도 수차례 변경했다. 사기를 의심한 D사는 KOTRA 파리 무역관에 확인 요청을 했다.
 
무역관 확인 결과 F사의 VAT ID번호가 유효하지 않았으며, 기업정보를 조회하자 사업자 등록이 돼있긴 하나 회사 대표자와 주소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파리 무역관은 D사에 추가 송금과 거래를 중단할 것을 추천했다.
 
국내외 B2B 사이트를 통해 연결된 해외기업과 거래를 진행할 때에도 업무 진행 전 기업 존재 유무 등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해외업체가 보내주는 사업자 등록정보를 곧바로 신뢰하지 말고 기업검색 사이트 등을 통해 대표자와 주소, 연락처, VAT ID와 같은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위조여부를 일차적으로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크롬과 영어를 사용해 프랑스 기업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로는 www.societe.com이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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